"농약통 새것 썼는데 뭐가 문제냐"...백종원, 갑질 폭로한 PD만나 울분 해명 '오히려 역풍 맞았다'

하이뉴스 2025-05-09

"농약통 새것 썼는데 뭐가 문제냐"...백종원, 갑질 폭로한 PD만나 울분 해명 '오히려 역풍 맞았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자신에 대한 '갑질설'을 제기한 김재환 PD를 만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농약통 새것 사서 썼는데 왜 그러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MBC 교양국 출신 김재환 PD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근 직접 만난 백종원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백 대표는 지난 3일 프랑스에서 예능프로 '장사천재 백사장3' 촬영을 마치고 귀국해 공항을 찾은 김 PD와 대면했다.

김 PD는 백 대표의 갑질 의혹을 제기한 인물로 이전 영상에서 2015년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이후 방송가의 러브콜을 잇따라 받던 백대표가 달라졌다며 "자신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방송에서 하차시키고 PD가 출연자에게 대신 사과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백 대표는 김 PD가 자신을 소개하자 "왜 이렇게 저를 못 살게 구냐. 제게 무슨 악연이 있냐. 왜 그러시냐"며 "저도 억울한 게 되게 많다. 하지만 아직 가만 있지 않냐"고 반발했다.

이에 김 PD가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은 얼마나 억울하겠냐. '골목식당'에서 사장들한테 위생이니 뭐니 하며 악마화한 건 문제 아니냐"고 지적하자, 백 대표는 "점주들 얘기가 왜 나오냐. 그건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백 대표는 "제가 '골목식당' 사장님들에게 한 번도 인간적으로 가혹한 적은 없었다"며 "그렇게 해야만 했다. 잘못된 건 잘못했다고 분명하게 말씀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지시해 지역축제에서 농약통 분무기를 사용해 위생 논란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얘기하느냐. 미치겠다. 농약을 쓰던 통이냐. 새 걸 사서 (뿌렸다)"라고 밝혔다.

이에 온라인에는 반박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애초에 공업용 본드나 기름으로 범벅된 농약통에 사람이 먹는 사과액을 왜 담는거냐" "새 거면 문제없다는 백종원의 해명이 더 문제" "아예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 같음" "식약처에서 허가되지 않은 통에 왜 사람 먹는 음식을 담는 것이냐" 등의 의견을 내고 있다. 한 유튜버는 백종원이 쓴 새 농약통을 구매해 세번을 세척하고도 불결한 내부 위생 상태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과거 백종원이 '골목식당' 방송 중에 플라스틱 정수기 통 안에 드릴로 밀가루 반죽을 돌리는 사장님에게 분노하며 "저러다 바닥에 미세플라스틱이 긁혀 소비자가 먹을 수 있다"고 반발한 영상을 내로남불이라며 게재하기도 했다.

백 대표는 김 PD에게 "나는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진실되게 살았다"며 "PD님 전화번호를 달라. 내일이라도 된다. 대신 카메라 없이"라며 사석에서 따로 보자고도 했다.

김 PD는 "사적으로 뵙는 건 뒤로 미루고 싶다"고 거절했지만, 백 대표는 "쫄릴 것 있냐. 내일 보자. 카메라 없이 단 둘이. 이건 사적인 게 아니다. 사적이라는 단어가 너무 안 좋다. 만나서 첫 단추부터 꿰어보자"고 했다.

김 PD는 인터뷰 이튿날인 4일 오후 3시 더본코리아 본사에서 백 대표와 1대1로 만나 약 4시간30분동안 대담을 나눴다고 한다. 그는 해당 내용을 12일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누리꾼들은 더본코리아 측이 '식품용' 인증을 받지 않은 기구를 사용한 것을 지적하며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 "새 것이면 문제 없다는 식의 말이 충격적"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품 조리 시 사용되는 기구는 반드시 식품용 인증을 받아야 한다. 중금속이나 유해 물질이 검출될 수 있는 비식품용 기구는 식품위생법 제9조 4항에 따라 사용이 금지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더본코리아 측이 사용한 농약통과 동일한 제품을 구매해 이를 세척하고 내부를 살펴본 한 유튜브 채널의 영상이 다시 한 번 거론되기도 했다.

이 영상 제작자는 농약통 새 제품을 세 차례나 세척했으나 녹과 기름 등이 지워지지 않고 잔뜩 껴있었다며 세척 과정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1,400만 회 가까이 기록하며 화제를 끌었다.

한편,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일부 제품의 원재료 함량 논란에 이어 원산지 표기 오류, 내부 임원의 술자리 면접, 직원 블랙리스트 의혹까지 끊이지 않고 구설에 올랐다. 이에 백 대표는 지난 3월 28일 첫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이러한 논란들에 대해 사과하고, 회사 내부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방송 갑질 의혹, 각종 지방자치단체와의 민관 협력 등이 거듭 논란에 휩싸이면서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까지 악재를 맞게 됐다. 결국 백 대표는 지난 6일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방송 활동 전면 중단을 선언하며 "이제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 백종원으로서 더본코리아의 성장에 모든 열정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논란은 올해 초 '빽햄 논란'에서 시작됐다. 이후 브라질산 닭 밀키트, 저조한 감귤 맥주 함량, 예산시장 사과당 저격 및 보복 출점, 녹슨 엔진 오일 드럼통 조리, 빽다방 플라스틱 용기, 축제 초상권 사용 일방 통보 등 각종 논란에 이어 축제 현장에서 제기된 공업용 가위 사용, 돼지고기 실온 방치, 농약통 사과주스, 최근에는 '닭뼈 튀김기'까지 수많은 위생 관련 논란에도 휘말린 상태다.

백 대표는 지난 6일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회사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