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입장 취해라"...미국 외교위원장, "한국, 미·중 양다리 걸치면 모욕으로 여길 것"
하이뉴스 2025-07-26

"명확한 입장 취해라"...미국 외교위원장, "한국, 미·중 양다리 걸치면 모욕으로 여길 것"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브라이언 매스트 의원이 한국을 향해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더는 중립적 태도를 취하지 말고 명확한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했다.
매스트 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골드국제전략연구소(GIA) 콘퍼런스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미국은 세계 그 어떤 국가도 제공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파트너로 존중받아야 하며, 더 이상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국 내 일부 인사들이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배를 동시에 지탱하려 한다”며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는 지금, 한국은 이에 부응하지 않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양측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전략은 결국 모두를 실망시킬 뿐”이라며 “미국은 그러한 태도를 모욕(slight)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스트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신경수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이 ‘한미 동맹의 미래’에 대해 질문한 데 대한 답변 중 나왔다.
그는 또 미국과 동맹국 간의 역할 분담에 대한 비유를 들며, “4~6명이 함께 무거운 물체를 들 때 체격이 큰 이는 더 많이 부담하고, 작고 힘없는 이는 적게 부담하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어떤 이는 손만 들고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않는다”며 “이처럼 진짜 힘을 보태지 않는 국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매스트는 “두 배에 각각 한 손을 얹고 모두를 지탱하려는 시도는 결국 모두 실패로 돌아갈 뿐”이라며 “미국과 중국 양쪽과 동시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전략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플로리다주가 지역구인 매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성향의 인물로, 외교·안보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강하게 주장해온 대표적 보수 인사다.
그는 미국 외교가 동맹국들로부터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다고 꼬집으며, “지금부터라도 진정한 파트너십이 무엇인지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토(NATO)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을 압박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과거 미국은 동맹이라기보다 모든 것을 혼자 떠안는 후견인의 위치에 있었다. 이제 그런 의존적 관계는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매스트는 “트럼프는 미국이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도록, 우리의 도움이 자동으로 제공되는 시대를 끝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