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들이고 3000억 증발"...미국 레전드 '트로피카나 주스'의 충격적인 '마케팅' 실패 사례

하이뉴스 2025-05-26

"400억 들이고 3000억 증발"...미국 레전드 '트로피카나 주스'의 충격적인 '마케팅' 실패 사례

2009년, 세계적인 주스 브랜드 ‘트로피카나’는 자사의 대표 상품인 오렌지 주스 패키지를 전면 리디자인했다. 브랜드를 보다 현대적이고 고급스럽게 리포지셔닝하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이 변화는 ‘최악의 리브랜딩 사례’로 기록되며 8주 만에 원상 복귀되었다. 결과는 명확했다. 매출 20% 감소, 약 3억 달러(한화 약 3,000억 원)의 손실.

이 실패 사례는 디자인 업계뿐 아니라 마케팅, 브랜딩 전반에 걸쳐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다.

먼저 기존의 디자인과 리브랜딩 후의 디자인 차이다. 기존의 로고는 가로로 쓰여있어 읽기도 쉬웠고 폰트의 색상도 다른 글자들과 대비되어 뚜렷하게 구분되었다.

하지만 새 디자인은 세로로 배치되었고, 폰트와 색상 마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또한 기존의 트로피카나는 여러 종류의 오렌즈 주스를 판매했고, 각 종류별로 어떤 과즙을 쓰는지 한눈에 알아보기 쉬웠지만, 새롭게 되자인 된 트로피카는 밋밋한 폰트와 눈에 듸기 힘든 색배열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기존의 것과 너무 상반되는 변화 탓에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이 트로피카나의 주수라는 걸 모르고 그냥 지나칠 정도였다.

후일담으로는 트로피카나의 리브랜딩을 주도한 디자이너의 이야기이다. 그 이름은 피터아넬.

디자이너 피터 아넬은 의류브랜드 DKNY로 스타덤에 올랐고 펩시 콜라의 로고도 새로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경된 펩시의 로고역시 호불호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트로피카나 리브랜딩의 대실패로 큰 이미지 손실과 흑역사를 만들었다.

이후 한 기자가 그에게 심경을 물었을 때의 대답이다.

"트로피카나 오렌지 주스 리브랜딩 참사에 대해 내 나름대로 생각하는 건 있어. 그런데 뭐 어쩌라고? 그건 내 브랜드도 아니고 내 회사도 아니야. 나는 이미 많은 돈을 받았고, 30개가 넘는 프로젝트가 계속 날 기다리고 있어"

트로피카나는 당시 유명 디자이너 피터 아놀드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 에이전시 ‘아르놀드 월드와이드(Arnell Group)’와 협업해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패키지를 선보였다. 하지만 기존 소비자들은 새 패키지를 알아보지 못했고, 브랜드 충성도는 급락했다. 기존의 상징이던 ‘오렌지에 꽂힌 빨대’는 사라졌고, 흰 바탕에 단순한 곡선과 타이포만 남았다.

문제는 ‘디자인’ 그 자체가 아니었다. 브랜드가 소비자와 오랜 시간 쌓아온 정체성을 디자인 변경만으로 단절해버린 것이 핵심이다.

소비자는 제품을 사기 위해 진열대 앞에서 로고를 읽지 않는다. 시각적 기호, 색상, 형태라는 ‘감각적 신호’를 인식한다. 이는 단순한 미적 선택이 아니라 심리적 내비게이션이다.

이 실패는 결국 “익숙함이 가진 힘”과 “디자인은 기능적 언어”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브랜드는 단순히 ‘예뻐 보이는 것’을 추구해선 안 된다. 변화는 맥락 위에서만 유효하다. 그 맥락을 무시할 때, 브랜드는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미끄러진다.

 

디자인 변경 하나로 3억 달러 손실한 트로피카나

미국의 어느 슈퍼마켓. 주스 코너 앞에서 한 남자가 한참을 서 있었다.

"트로피카나가 없네… 다 팔렸나?"

아니었다. 트로피카나는 거기 있었다. 하지만 낯선 얼굴을 하고. 기존의 오렌지에 꽂힌 빨대는 사라졌고, 하얀 상자에 주황색 물결만이 남았다. 세련됐지만 익숙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모르는 제품’이라 생각했고, 손을 뗐다.

그게 2009년 트로피카나가 겪은 현실이다. 디자인 하나 바꿨을 뿐인데 8주 만에 매출이 20% 하락하고 3억 달러가 사라졌다.

그 브랜드는 결국 깨달았다.

‘우리를 기억하게 해준 건, 바로 그 오렌지와 빨대였다.’

디자인은 시각이지만, 기억은 감정이다. 사람은 기능보다 습관을 기억하고, 논리보다 감각에 반응한다.

트로피카나는 2달 만에 디자인을 원상복귀했다. 그 순간, 소비자들은 속으로 말했다.

“그래, 이게 우리가 알던 그 트로피카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