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도 그만둬"...f(x)루나, 故 설리 죽음 후 5년간 아파 사람도 못 만나고 있는 충격적인 근황
하이뉴스 2025-07-15

"가수도 그만둬"...f(x)루나, 故 설리 죽음 후 5년간 아파 사람도 못 만나고 있는 충격적인 근황
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뮤지컬배우 루나가 멤버 고(故) 설리를 떠나보낸 가슴 아픈 심경을 방송에서 처음으로 밝혀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루나는 15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의 '화요 초대석' 코너에 뮤지컬배우 최정원과 함께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루나는 "저희 어머니가 성악을 전공하셨는데 IMF 때 참 많이 힘드셔서, 전공을 접으셨다. 노래 꿈을 포기하고, 외할머니의 순댓국집 일을 도우면서 장사에 뛰어드신 거다. 순댓국 집을 하면 가스를 많이 마시게 된다. 그래서 엄마가 만성 기관지염을 달고 사신다. 또 매일 순대를 만지면 손톱이 까맣게 때가 낀다. 어릴 때 저는 그게 참 싫었다. '왜 우리 엄마는 다른 엄마들처럼 손이 예쁘게 못하지?', 어린 마음에 그랬었다. 나중에 커서 보니 엄마가 안쓰럽더라. 노래를 잘하고 아름답고 참 너무 밝으신 분인데 고생이 많네 싶었다"라며 눈물로 얘기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제가 정말 악착 같이 연습했다. 저는 진짜 14살 때부터 남들 놀 때 365일 쉬는 날 없이 연습했다. 부모님 고생 덜하시고 편하게 꿈 이루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그게 큰 원동력이 됐다"라고 전했다.
故설리 죽음 이후 사람 못 만날 정도로 힘들었던 루나

특히 루나는 모친에 대해 "힘들 때마다 나를 잡아주신 어머니. 나의 사랑이자 정신적 지주이시다. 좋은 선생님이자 좋은 친구이다"라고 말하면서 "사실 제가 조금 오래 아팠었다. 스물 다섯살부터 서른 살까지 좀 많이 아팠던 시기가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꺼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때 거의 사람들을 못 만났다. 숨 쉬고 눈 뜨면 일하고 집에서 쉬고, 이것만 반복할 때였다. 그때 저희 어머니가 친언니와 함께 저의 모든 스케줄을 동행하셨다. 제가 혼자 있으면 안 됐어서, 같이 케어해 주셨다. 당시 제가 정말로 아이돌 가수, 뮤지컬이라는 직업을 포기하려 했었다.

'이건 내 길이 아닌 거 같다, 더 이상 이걸 할 자격이 없는 거 같다' 그랬는데, 어머니께서 그때 '언제든지 돌아올 곳이 여기 있으니 조금 실패하면 어때, 좀 부족하면 어때'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좀 더 하고 싶은 거 다 도전해 보고 포기도 그때 해봤으면 하셔서, 어머니 말씀 덕분에 5년이라는 고통의 시간을 견디고 건강하게 일어설 수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루나의 뒤늦은 고백을 두고 팬들은 설리를 떠올리고 있는 상황. 설리는 2019년 10월 14일, 향년 25세 일기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루나가 설리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생활을 거쳐 4인조 그룹 에프엑스로 데뷔, 약 6년간 함께 활동했던 만큼 큰 슬픔에 빠졌을 거란 해석이다.
실제로 루나는 2020년 SNS에 멤버 크리스탈(정수정)과 찍은 셀카를 올리며 고인이 된 설리의 계정을 태그, 그리움을 표하기도 했었다.
故 설리의 안타까운 죽음...전국민 충격

2019년 10월 14일, 대한민국 연예계가 깊은 슬픔에 잠겼다. f(x) 출신 가수이자 배우였던 설리(본명 최진리)가 경기 성남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그의 나이, 겨우 25세였다.
설리의 매니저는 전날 밤 연락이 두절되자 불길함을 느끼고 다음 날 그녀의 집을 찾았고, 결국 참담한 광경을 마주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로 추정되는 자필 메모를 발견했고, 외부 침입 흔적이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설리는 오래전부터 깊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가족과 측근들은 밝혔다. 어린 시절부터 대중의 시선을 감당해온 그는, 유난히 자유롭고 솔직했던 만큼 더 잔인한 편견과 악성 댓글의 타깃이 됐다. 그 누구보다 투명했고, 그래서 더 상처받기 쉬운 사람이었다.
2009년 그룹 f(x)로 데뷔한 설리는 ‘기적 같은 미모’와 ‘4차원 매력’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점차 그는 아이돌이기 전에 한 명의 사람으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 했다. 브래지어 논란, 소셜미디어 속 솔직한 일상 공유 등은 설리를 향한 비난과 조롱의 근거로 이용됐다.
2014년, 설리는 심각한 악플 피해로 인해 활동을 중단했고, 2015년에는 f(x)를 탈퇴하며 배우의 길로 돌아섰다. 하지만 연예계는 그에게 단 한 순간도 온전히 ‘사람 설리’로 살아갈 여유를 주지 않았다.
죽기 전까지 설리는 JTBC2 ‘악플의 밤’에 출연하며 “나는 사람 설리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조차 그녀에게 또 다른 상처였을지 모른다. "괜찮은 척, 강한 척 했지만 사실 너무 힘들었다"는 것이, 팬들과 동료들이 그녀의 죽음 이후 남긴 말이다.
설리의 죽음은 사회에 거대한 물음을 던졌다. 수많은 이들이 ‘진리를 지키지 못했다’며 자책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폐지, 악플 금지법 등의 논의가 본격화됐다.
그녀의 오랜 친구이자 에프엑스 멤버였던 루나는 “스물다섯부터 서른까지 내가 많이 아팠다”며 “그때 나를 붙잡아준 건 엄마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많은 팬들은 루나의 그 말에, 설리를 떠올렸다. 끝내 손 내밀어 주지 못한 누군가의, 너무 늦은 후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