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대신 아기 낳고 출산한다"...경악, 중국서 1년 내로 임신 로봇 출시 '축복인가 재앙인가'

하이뉴스 2025-08-18

"로봇이 대신 아기 낳고 출산한다"...경악, 중국서 1년 내로 임신 로봇 출시 '축복인가 재앙인가'

중국에서 인간의 임신과 출산 과정을 그대로 재현하겠다는 ‘임신 로봇’ 개발 계획이 발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현지 매체 시나 테크놀로지, 콰이커지 등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열린 2025 글로벌 로봇공학 콘퍼런스에서 중국 로봇 기업 카이와의 창립자인 장치펑은 “인간 자궁을 모사한 인공 환경에서 수정부터 출산까지 가능한 로봇을 내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로봇은 최대 10개월 동안 태아를 품을 수 있으며 불임 문제 해결이나 임신으로 인한 여성의 신체적 부담 경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로봇은 인공 양수와 영양 공급관을 통해 태아가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가격은 약 10만 위안(한화 약 1930만 원)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장 박사가 강조한 핵심은 ‘인공 자궁’이다. 태아는 인공 양수로 채워진 자궁 안에서 성장하며 호스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그는 “인공 자궁 기술은 이미 성숙 단계에 있다. 이제 이를 로봇의 복부에 이식해 실제 임신 과정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공 자궁 기술은 동물 실험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린 2017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연구진은 임신 23주에 해당하는 새끼 양을 인공 자궁 ‘바이오 백’에서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는 조산된 개체를 더 자라게 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에 가까웠을 뿐, 인간 수정 단계부터 완전한 임신을 구현한 사례는 아직 없다.

전문가들은 장 박사의 계획이 여전히 컨셉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본다. 인간 임신은 단순히 물리적 환경을 갖춘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며, 정밀한 호르몬 변화·면역 반응·모체와 태아 간 미세한 상호작용이 필수적이다. 현재 기술로는 로봇만으로 이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장 박사는 수정, 착상, 출산 과정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논란은 기술적 문제를 넘어 윤리·법적 영역으로 확산됐다. 인간 생명을 기계 안에서 성장시키는 방식은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으며, 출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법적 공백으로 지적됐다. 부모와의 신체적·정서적 교감 없이 태어난 아이가 사회적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중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는 수정 후 14일 이상 인간 배아 연구를 금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2018년 ‘유전자 편집 아기’ 논란 이후 관련 규제를 한층 강화한 상황이다.

장 박사는 “인구 감소 문제와 불법 대리모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임신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에 법인을 설립해 2년 전부터 연구를 진행했으며, 현재는 음식점·서비스 로봇 제작 경험을 기반으로 시제품을 내년 공개할 계획이다. 또 광둥성 당국과 법적·윤리적 문제에 대한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실제 인간 출산을 앞둔 기술 공개라기보다는 연구성과와 컨셉을 강조한 아이디어 성격에 가깝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동물 실험 단계에서 성과가 있었다 하더라도 인간 출산까지 이어지기에는 과학적·윤리적·법적 난관이 크다”며 “사회적 합의 없는 상업화 추진은 성급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