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약값으로 수입 없어"...태진아, 오랜 시간 치매 아내 보살피느라 '생활고' 겪고 있는 충격 근황
하이뉴스 2025-05-21

"병원비·약값으로 수입 없어"...태진아, 오랜 시간 치매 아내 보살피느라 '생활고' 겪고 있는 충격 근황
70대 중반의 트로트 가왕 태진아(본명 조방헌, 1953년생)가 긴 세월을 함께해온 아내의 치매 투병을 곁에서 지켜보며, 돈보다 음악보다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는 걸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는 더 이상 무대 위에서 노래 부르지 않는다. 이제는 아내를 위한 ‘인생 병간호 무대’에 서 있다.
태진아, 송대관, 설운도, 현철과 함께 트로트 4대 천왕

1972년 '추억의 푸른 언덕'으로 데뷔한 태진아는 송대관, 설운도, 현철과 함께 ‘트로트 4대 천왕’으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하지만 1975년 간통 사건으로 방송 출연이 금지되면서 무려 16년간의 공백기, 그는 말 그대로 '가수로서 사망선고'를 받았다. 그런 그가 재기를 꿈꾸며 날아간 곳이 미국, 그곳에서 운명처럼 아내 이옥형 씨를 만났다.
이옥형 씨는 국민가수 이미자의 5촌 조카로, 두 사람은 결혼 후 아들 이루(조성현)까지 낳으며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태진아는 “다시 태어나도 이 사람과 결혼할 거다”라며 방송에서 수차례 ‘아내 바보’ 면모를 드러냈다. 하지만 운명은 잔인했다.
태진아 아내, 치매 판정

2019년, 이옥형 씨는 치매 진단을 받았다. 그 순간부터 태진아는 ‘가수’가 아닌 ‘간병인’으로 삶의 역할이 바뀌었다.
“이 6년이 인생 50년보다 더 길다”고 말한 그는, 지금도 매일 아내의 얼굴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는 아내가 새벽에 갑자기 밖으로 나갈까 봐 자신의 손목과 아내의 손목을 끈으로 묶고 잔다고 고백했다. 또한 “혹시라도 아내가 없어지면 어쩌나, 화장실을 혼자 가다 넘어지면 어쩌나, 매 순간이 공포”라고 털어놨다.
한 번은 새벽 3시, 아내가 “현관문 앞에 엄마가 왔다”고 하며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뛰어나가려는 걸 말리고, 둘이 현관에서 껴안고 1시간을 울었다고 한다. 그는 “그날이 지금도 가슴을 쨍하게 만든다. 내 아내가 나를 못 알아보는 그 순간들이 제일 괴롭다.”고 말했다.
트로트 가왕이었는데, 오랜 병수발에 생활고까지..

지난 5월 한 방송에 출연한 태진아는 “지금은 수입이 거의 없다. 그동안 모은 돈으로 병원비와 약값, 간병비를 감당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음악 활동은 사실상 멈춘 상태다. 아내를 혼자 둘 수 없어 스케줄도 못 잡는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요양 시설을 추천하기도 했지만 그는 단호했다.
“그 사람은 내 인생을 함께 살아온 사람이다. 남에게 맡기는 건, 마치 내가 아내를 버리는 것 같았다.”
그는 집 안에 간병인을 두는 것도 망설였다고 한다. “아내가 낯선 사람을 무서워했다. 나는 그 마음을 안다. 전 재산을 들여서라도 고치고 싶다. 그런데 병이란 게 돈으로 되는 게 아니더라”며 자책과 무력감을 토로하며 방송 중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3월, 태진아는 아내가 오랜만에 “여보”라는 말을 꺼냈던 날에는 스튜디오에서 울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그 한마디를 들으려고 매일 기다렸다. 그날, 심장이 얼어붙는 줄 알았다. 그 순간만큼은 치매도, 병원도, 돈도, 방송도 다 의미 없었다" 말했다.
지금의 태진아는 더 이상 ‘옥경이’를 부르지 않는다. 대신 하루에도 수십 번 아내의 이름을 부른다.
그는 “아내는 점점 나를 잊어가지만, 나는 더 또렷이 그녀를 기억한다”며 “죽는 순간까지 내 손으로 돌보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반짝였던 시절, 화려한 무대 위에서 수천 명의 박수를 받았던 그가 지금은 하루 종일 한 사람만을 위해 물수건을 적시고 죽을 때까지 곁을 지키겠다는 다짐으로 살아간다.
그는 잊힌 가수가 됐을지 모르지만, 한 사람에겐 지금도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이름, 남편이다..